숨결이 바람될 때 by springhascome



나는 아이나 노인의 지혜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하나의 순간, 하나의 장점이 있다. 쌓이고 쌓인 경험들이 삶의 세부사항들에 의해 마모되어버리는 바로 이런 순간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현명해지는 순간이다. (p.56)

죽음은 당신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제푸와 나는 몇 년 동안 죽음에 능동적으로 관여하고, 마치 천사와 씨름한 야고보처럼 죽음과 씨름하는 훈련을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삶의 의미와 대면하려 했다. 우리는 사람의 생사가 걸린 일을 책임져야 하는 힘겨운 멍에를 졌다. 우리 환자의 삶과 정체성은 우리 손에 달렸을 지 몰라도 늘 승리하는 건 죽음이다. 설혹 당신이 완벽하더라도 세상은 그렇지 않다.
이에 대처하는 비법은 상황이 불리하여 패배가 확실하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의 판단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환자를 위해 끝까지 싸우는 것이다. 우리는 결코 완벽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거리가 한없이 0에 가까워지는 점근선처럼 우리가 완벽을 향해 끝없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있다. (p.142)

나는 폴이 세상을 떠나면 내 인생엔 오로지 공허와 슬픔만 남을 줄 알았다. 누군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똑같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는, 또 끔찍한 슬픔과 비통함의 무게를 못 이겨 때로 몸을 떨며 한탄하더라도 여전히 큰 사랑과 감사를 계속 느끼고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폴은 세상을 떠났고, 나는 거의 매순간 그가 사무치게 그립지만, 우리가 여전히 함께 만든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C.S.루이스는 이렇게 말한다. "사별은 부부애의 중단이 아니라, 신혼여행처럼 그 정상적인 과정 중 하나이다. 우리가 바라는 건 결혼 생활을 잘 영위하여 이 과정도 충실히 헤쳐나가는 것이다. (p.262) 

숨결이 바람될 때.
책을 팔게 되어 밑줄 급정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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